광원, 역사와 자연이 만나는 길
– 삼국의 전설과 여황제의 고향을 따라 쓰촨 북부를 걷다

쓰촨 북부의 관문, 광원. 이곳은 2300년 넘게 촉도의 요충지로 자리해온 도시다. 단순한 행정 구역을 넘어, 삼국의 전설과 여황제 무측천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역사 무대다. 산림이 빽빽하게 둘러싸인 공기는 맑고 촉촉해, ‘천연 산소 바’라는 별칭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문화관광 저널 11월 호는 중국 관광 시리즈의 일환으로 광원시를 답사했다. 이곳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지가 아니라, 고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살아 있는 역사 현장이었다.
검문관의 웅대한 관루에 서면 삼국의 전쟁 이야기가 되살아나고, 황택사에서는 여황제의 숨결이 고향의 산과 강에 스며 있는 듯했다. 고성산의 절벽과 칠리협의 맑은 물은 자연의 장엄함을 보여주었고, 명월협의 은빛 협곡은 달빛과 시인의 노래가 겹쳐진 문화적 기억을 품고 있었다.
광원은 삼국의 무대이자 촉도의 관문, 그리고 천년 고송이 이어진 숲길을 품은 생태 도시다. 역사와 자연이 겹겹이 쌓여 있는 이곳에서의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체험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그 현장에서 직접 느낀 숨결과 이야기를 전한다.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검문관 – 삼국의 전설이 깃든 관문
두 산이 맞서며 거대한 대문처럼 솟아 있는 검문관은, “한 사람이 지키면 만 명도 뚫지 못한다”는 말이 그대로 체현된 공간이다. 제갈량이 관문을 쌓고 강유가 주둔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절벽에 뚫린 새길과 원나무길은 여행자에게 아찔한 도전을 선사한다. 삼국의 숨결이 여전히 바람결에 스며 있는 듯하다.
황택사 – 여황제의 고향을 품다
가릉강변 오룡산 아래 자리한 황택사는 무측천을 모신 유일한 사찰이다. 황제가 된 그녀가 고향을 기념해 하사한 이름 ‘황택’은, 고향까지 미친 황제의 은혜를 상징한다. 청대에 복원된 건물들은 고즈넉한 기운을 풍기며, 불상과 함께 무씨 가문의 흔적을 간직한다. 역사와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고성산 – 천하제일고의 위용
해발 2000m가 넘는 두 봉우리가 북처럼 솟아 있는 고성산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위용 속에 ‘천하제일고’라는 별칭을 품고 있다. 칠리협의 맑은 물과 숲, 백룡궁의 폭포와 용동은 자연이 빚어낸 장대한 풍경화다. 산세와 물길이 어우러져 고대 전쟁 북처럼 울림을 전한다.

명월협곡
명월협 – 달빛이 감도는 협곡
가릉강을 따라 4km 이어진 협곡은 은빛 바위와 푸른 강물이 어우러져, 이름처럼 달빛이 스며든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섯 가지 도로 형태가 남아 있어 ‘중국 도로 교통 박물관’이라 불린다. 제갈량이 북벌을 준비하며 잔도를 수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협곡을 걷는 발걸음마다 역사와 겹쳐진다.

조화고성 – 삼국의 무대
백룡강과 가릉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조화고성은 삼국 시대의 흔적이 가장 밀집된 곳이다. 유비가 군을 주둔하고 장비가 밤에 마초와 싸웠다는 이야기가 성벽 위에 남아 있다. 강과 산이 도시를 감싸는 지형은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삼국의 전설이 성벽과 강물에 겹겹이 새겨져 있다.

취운랑 – 천년 고송의 숲길
검각을 중심으로 300리 넘게 뻗은 고송길은 만 그루가 넘는 고송이 줄지어 서 있는 장대한 풍경이다. 진한 시대부터 심어져 명나라 때 완성된 이 숲길은 세대를 거쳐 이어진 보호와 관리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숲길을 걷다 보면 ‘천인합일’이라는 중화 문명의 생태 이념이 눈앞에 펼쳐진다.
에필로그
광원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다. 삼국의 전설, 여황제의 흔적, 천년 고송의 숲길까지… 역사와 자연이 겹겹이 쌓여 있는 거대한 이야기책이다. 발걸음마다 새로운 장을 넘기는 듯한 여행, 그것이 광원에서의 체험이다.
자료제공 / 중국 장가계 통산원 장록(010-4885-860











